우리는 검은 쇳덩이를 세 번이나 화로에 넣었다.
세 번 다 녹지 않았다.
청동 장인 타다는 집게로 덩어리를 꺼내 흙바닥에 던졌다. 숯가루와 검은 찌꺼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구리는 녹아. 청동도 녹아. 녹으면 틀에 부을 수 있지. 그런데 이놈은 불을 이렇게 먹고도 돌처럼 버티잖아.”
“그래도 전보다 조금 납작해졌습니다.”
“그건 네가 화가 나서 두드렸으니까 그렇지.”
우가리트가 무너진 뒤, 왕궁 창고에서 오던 주석과 구리는 더 이상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 타다는 깨진 청동칼과 휘어진 창끝을 사들여 녹였다. 하지만 마을에서 긁어모을 수 있는 낡은 청동에도 끝이 있었다.
그날 작업장 밖에는 세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다. 경비대장은 창끝 두 개를 주문했고, 목수는 무너진 집의 들보를 다듬을 끌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보리를 베러 가야 하는 여자는 끊어진 낫의 돌날을 다시 끼워 달라고 했다.
타다가 남은 주석 자루를 흔들었다. 바닥에서 마른 모래 같은 소리가 났다.
“청동은 하나밖에 못 만든다.”
경비대장이 먼저 말했다.
“창끝부터.”
목수는 무너진 지붕을 가리켰다.
“집이 서야 창도 보관하지.”
낫을 든 여자는 아무 말 없이 익은 보리밭을 보았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낟알이 떨어졌다. 오늘 베지 않으면 겨울에 먹을 곡식이 줄어들 터였다.
나는 흙바닥의 검은 덩어리를 주워 모루 위에 올렸다.
“이걸로 끌을 만들죠.”
타다가 내 손목을 잡았다.
“안 녹는다고 방금 봤잖아.”
“그러니까 붓지 말고 두드려 보자는 겁니다.”
우리는 검은 덩어리를 다시 달궜다. 이번에는 녹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붉게 달아오르자 꺼내 두드렸다. 숯과 돌 같은 찌꺼기가 갈라져 나왔고, 덩어리 안의 쇠가 조금씩 한몸이 됐다.
한 번 식으면 다시 화로에 넣었다. 타다는 내 망치질이 너무 세다고 욕했고, 나는 그가 집게를 비뚤게 잡았다고 대들었다. 그 사이 경비대장은 세 번이나 한숨을 쉬었고, 낫을 든 여자는 결국 자리에 앉아 돌날부터 갈았다.
해가 기울 무렵, 우리는 짧고 못생긴 끌 하나를 만들었다.
목수가 끌을 들보에 대고 망치로 쳤다. 끌 끝이 나무를 파고들었다. 두 번째로 치자 날이 옆으로 조금 휘었다.
타다가 코웃음을 쳤다.
“내 청동 끌보다 못하군.”
“그 청동 끌은 지금 없잖아요.”
목수는 휜 날을 모루에 올렸다. 내가 두 번 두드리자 다시 곧아졌다. 그는 곡식 한 자루를 작업장 안에 내려놓고 끌을 가져갔다.
왕이 보낸 선물도 아니고, 먼 나라 상인이 가져온 주석도 아니었다. 가까운 산에서 캔 광석과 마을의 숯, 장인의 시행착오가 처음으로 한 사람의 곡식과 맞바뀌었다.
초기 철의 장점은 언제나 청동보다 강했다는 데 있지 않았다. 처음 만든 철은 무르거나 고르지 못했고, 좋은 청동 도구보다 못한 것도 많았다. 달라진 것은 재료를 구하는 길이었다. 구리와 주석을 먼 곳에서 함께 기다리지 않고, 더 여러 지역의 광석을 각자의 화로와 망치로 쓸 가능성이 열렸다.
그날 타다는 남은 주석으로 경비대장의 창끝 하나를 만들었다. 낫의 돌날도 다시 끼워 주었다. 누구의 주문도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대신 다음 날부터 우리는 검은 덩어리를 녹이려 하지 않았다.
숯을 더 골라 쌓고, 화로에 바람을 더 오래 넣고, 뜨거운 덩어리에서 쓸 만한 부분을 찾아 거듭 접고 두드렸다. 어떤 날은 날이 금세 닳았고, 어떤 날은 예상보다 오래 버텼다. 실패한 칼은 다시 끌이 됐고, 부러진 끌은 작은 송곳이 됐다.
몇 해가 지나자 작업장 앞의 줄도 달라졌다. 청동 그릇을 맡긴 부유한 집의 하인 옆에, 쇠칼을 고치러 온 목수와 쇠붙이가 달린 농기구를 맡긴 농부가 섰다. 철은 왕궁에서만 내려오는 귀한 물건이 아니라, 마을 작업장에서 만들고 고치고 다시 만드는 재료가 되어 갔다.
담장 아래의 여자가 물었다.
“그럼 철이 생기자마자 평범한 사람들도 좋은 무기와 농기구를 가질 수 있었습니까?”
“그렇게 빠르지는 않았습니다. 지역마다 속도가 달랐고, 청동과 돌도 오래 함께 썼습니다. 철광석이 더 널리 있다고 해서 쇠가 저절로 나오는 것도 아니었죠. 많은 숯과 뜨거운 화로, 실패를 견딜 장인, 그리고 생산을 계속 조직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철이 넓힌 것은 금속의 양만이 아니라 금속을 얻는 경로였다. 그러나 의존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먼 주석길에 덜 매이는 대신 광석과 숲, 화로와 장인을 오래 붙잡을 조직이 중요해졌다. 도구와 무기의 분포가 넓어지자 생산력과 군사력의 분포도 달라졌고, 새 권력은 그 작업장을 차지하려 했다.
오래 뒤 그 마을을 다시 지났을 때, 타다의 작업장 벽에는 낡은 물건 두 개가 걸려 있었다.
하나는 녹빛이 밴 청동 창끝이었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처음 만들었던, 몇 번이나 휘고 다시 펴진 검은 끌이었다.
창끝은 아직도 날카로웠다.
하지만 집을 다시 세운 것은 그 옆의 못생긴 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