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개를 처음 불 가까이 들인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아저씨는요?”
“끝까지 내보내려고 했지.”
막내가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나를 보았다.
“왜요? 개잖아요.”
“너희에게는 그렇지. 당시 우리에게는 이빨 달린 도둑에 더 가까웠어.”
그 무렵 야영지 주변에는 늑대를 닮은 짐승들이 자주 나타났다. 사람을 보면 달아나는 녀석이 대부분이었지만, 몇몇은 우리가 버린 뼈를 노리며 밤새 불빛 바깥을 맴돌았다.
우리는 가까이 오면 돌을 던졌다. 녀석들이 멀리 물러나면 먹고 남은 뼈를 그대로 두기도 했다. 쫓아내는 것인지 먹이를 주는 것인지 우리도 분명히 정하지 못한 사이였다.
그중 한쪽 귀가 절반쯤 찢어진 암컷이 있었다. 어린 소년 하나가 그 녀석을 반귀라고 불렀다.
반귀는 다른 녀석들보다 불을 덜 무서워했다. 소년이 던져 주는 뼈는 받아먹었지만, 어른이 다가가면 곧바로 이를 드러냈다.
나도 반귀를 좋아하지 않았다. 사람 손은 피하면서 사람이 먹고 남긴 것은 챙기는 태도가 얄미웠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반귀가 갑자기 불빛 너머를 향해 낮게 으르렁거렸다. 우리 귀에는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잠시 뒤 어둠 속에서 곰 냄새가 났다. 사람들이 일어나 횃불을 들자 곰은 야영지까지 내려오지 않고 방향을 틀었다.
며칠 뒤에는 반귀가 사냥꾼들이 놓친 상처 입은 사슴의 냄새를 따라갔다. 녀석은 숲속에서 몇 번이나 멈춰 우리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그 뒤를 따라가 해가 지기 전에 사슴을 찾았다.
그날부터 나는 남은 뼈를 아무 데나 버리지 않았다. 반귀가 머무는 쪽에 가져다 놓았다.
“좋아하게 된 거네요.”
“아직은 아니야. 도움을 받았으니 먹이로 값을 치른 거지.”
내 생각이 정말 달라진 것은 반귀가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하게 된 뒤였다.
추위가 깊어질 무렵, 반귀는 먹지도 못하고 며칠째 몸을 떨었다. 밤이 되어도 바깥을 살피지 않았고, 사냥꾼들이 떠나도 따라가지 못했다. 소년이 물을 가져다주면 겨우 고개만 들었다.
그해에는 사냥도 좋지 않았다. 사람 몫을 줄여 가며 일어나지도 못하는 짐승을 먹일 여유는 없었다.
“내일부터는 반귀 몫을 따로 두지 마.”
내가 말하자 소년은 자기 앞에 놓인 고기를 반으로 갈랐다.
“따로 둔 거 아니야. 내 거야.”
“네가 굶으면 걸을 힘도 없어져.”
“반귀가 아프기 전에는 우리 먹을 걸 찾아줬잖아.”
“지금은 못 하잖아.”
소년은 나를 똑바로 보았다.
“너도 아팠을 때 사냥 못 했어. 그래도 우리가 먹였어.”
나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사람과 짐승을 전혀 다르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은 반귀를 이미 돌봐야 할 우리 무리의 일원으로 보고 있었다.
그날 밤 소년은 반귀를 불 가까이 끌어당기고 자기 가죽을 덮어 주었다. 나는 냄새가 난다며 한 번, 벼룩이 옮을 수 있다며 또 한 번 잔소리했다. 그래도 반귀를 밖으로 끌어내지는 않았다.
소년이 잠든 뒤에는 반귀가 토하지 않도록 물을 한 모금씩 먹였다. 내가 그랬다는 말은 소년에게 하지 않았다. 소년이 더 으스댈 게 뻔했기 때문이다.
여러 날이 지나자 반귀는 스스로 물을 마셨다. 한참 뒤에는 비틀거리면서도 일어났다.
다시 사냥꾼들을 따라갈 만큼 회복한 날, 우리는 반귀를 예전처럼 불빛 밖으로 내보내지 않았다. 반귀도 뼈만 챙겨 달아나지 않고 소년의 발치에 몸을 말았다.
밤중에 반귀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면 우리도 귀를 기울였다. 사냥에 나가면 반귀는 우리가 맡지 못하는 냄새를 따라갔다. 야영지에서는 사람들이 잠든 동안 주변의 움직임을 먼저 알아챘다.
인간은 반귀에게 먹이와 불, 안전한 잠자리와 아플 때의 돌봄을 주었다. 반귀는 인간보다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먹이와 위험을 먼저 찾아냈다. 사람과 개가 함께 지내자 인간만 있을 때보다 위험을 일찍 알아차리고 사냥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그럼 반귀가 최초의 개예요?”
“아니. 어느 날 늑대 한 마리가 갑자기 개로 변한 것은 아니야.”
반귀가 낳은 새끼 가운데 사람 곁을 덜 무서워하는 녀석들은 야영지에 오래 남았다. 아이들은 녀석들에게 이름을 붙였고, 어른들은 사람의 신호를 잘 알아듣는 녀석과 사냥에 나갔다.
사람을 계속 피한 녀석은 숲으로 돌아갔다. 사람 곁에 남은 녀석은 먹이와 불을 얻었고, 인간의 목소리와 이동 경로를 자기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런 일이 여러 세대 동안 반복됐다. 사람들은 함께 지내기 편하고 도움을 주는 녀석을 곁에 남겼다. 개의 조상들도 먹이를 나누고 위험한 밤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인간 곁에 더 오래 머물렀다.
“사람이 개를 길들인 게 아니에요?”
“사람만 일방적으로 바꾼 것은 아니지.”
개와 함께 살기 시작하자 인간의 생활도 달라졌다. 먹이를 나눌 때는 개의 몫까지 생각했고, 밤에는 개가 먼저 내는 경고를 들었다. 사냥과 이동을 시작할 때도 개가 함께 있는지 확인했다.
가축화는 늑대의 몸과 성질만 바꾼 일이 아니었다. 인간도 먹이를 나누고 개를 돌보며 사냥과 경계에 개의 도움을 받는 생활로 바뀌었다. 사람과 개는 여러 세대에 걸쳐 서로 곁에 남기 편한 상대가 되어 갔다.
처음에는 반귀가 불빛 주변에 남은 음식 냄새를 따라왔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우리가 불을 끄고 떠나기 전에 개가 따라오는지부터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