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0 kya도구 자루 묶기, Hafting연재 본문

회차 006

6화. 석기 시대 창, 돌과 나무가 하나의 무기가 되었다

초원의 바위 곁에서 세 사람이 돌촉을 나무 자루에 끈으로 고정하고 완성된 창의 결합부를 살펴보는 석기 시대 재구성 장면

나는 발치에서 곧은 나뭇가지 하나를 주워 들었다.

“이번에는 돌이 아니에요?”

막내가 물었다.

“돌도 필요해.”

나는 손바닥만 한 돌을 나뭇가지 끝에 대 보였다. 한쪽은 뾰족했고, 반대쪽은 조금 좁고 둔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이 둘을 하나로 쓸 거야.”

“그냥 묶으면 되잖아요.”

“그 ‘그냥’이 언제나 제일 오래 걸리지.”

아이들이 웃었다.

그 무렵 우리는 돌을 뾰족하게 다듬을 줄 알았고, 나무도 창처럼 길고 곧게 손볼 수 있었다. 하지만 손에 쥔 돌은 날카로운 대신 짧았다. 먹이를 찌르려면 이빨과 발굽이 닿는 곳까지 팔을 들이밀어야 했다. 나무창은 멀리 닿았지만 끝이 쉽게 갈라지고 무뎌졌다.

우리는 오랫동안 둘 가운데 더 좋은 것을 찾았다. 더 날카로운 돌, 더 단단한 나무. 그러나 돌이 아무리 날카로워도 팔보다 길어지지는 않았고, 나무가 아무리 곧아도 돌처럼 베지는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둘 가운데 더 좋은 하나를 고르는 대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해 보기로 했다.

나무를 다루던 동료가 곧은 가지를 가져왔고, 나는 밑부분을 좁게 다듬은 돌끝을 가져왔다. 다른 동료는 말려 둔 힘줄을 물에 적셨다. 우리는 돌을 나무 끝에 끼우고 힘줄로 묶었다.

처음 만든 것은 한 번 찌르자 돌끝이 빠졌다. 다음 것은 나무가 갈라졌고, 그다음 것은 묶음이 충격을 견디지 못했다. 우리는 더 좋은 재료를 찾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는 않았다. 빠진 곳, 갈라진 곳, 풀린 곳만 고쳤다.

며칠 뒤에는 자루를 흔들어도 돌끝이 따로 움직이지 않았다. 돌끝이 무언가에 부딪치면 충격이 긴 나무를 타고 두 손까지 전해졌다. 돌과 나무와 힘줄이 한 도구처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고기를 불에 익히기 시작했을 때, 냄새를 맡은 큰 포식자 한 마리가 풀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놈은 우리 주변을 돌다가 갑자기 거리를 좁혔다. 전 같으면 나는 손에 쥔 돌을 들고 놈의 이빨 가까이까지 가야 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자루의 뒤쪽을 두 손으로 붙잡았다. 포식자가 뛰어들자 한 발을 뒤로 딛고 버티며 창을 앞으로 밀었다. 내 몸의 무게가 긴 나무를 지나 좁은 돌끝에 모였다. 돌끝이 어깨 가까이에 박히자 놈은 몸을 틀어 물러났다.

창끝은 비틀렸지만 빠지지 않았다.

“죽였어요?”

막내가 물었다.

“아니. 다치고 물러났어. 그때 우리에게 중요한 건 고기를 더 얻는 것보다, 우리가 고기가 되지 않는 일이었으니까.”

“돌이 세서 이긴 거예요?”

“돌은 창의 맨 앞 한 뼘뿐이었어.”

나는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아이들 쪽으로 길게 내밀었다.

“돌은 가죽을 뚫었어. 나무는 내 힘을 돌끝까지 전하면서 이빨과 나 사이의 거리를 벌렸고, 힘줄은 충격을 받아도 둘이 떨어지지 않게 붙잡았지. 셋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내가 들었던 창은 사라져.”

자루 묶기의 핵심은 돌에 손잡이를 붙인 것만이 아니었다. 짧지만 날카로운 돌은 가죽을 뚫고, 길지만 끝이 약한 나무는 힘과 거리를 늘리고, 힘줄은 둘을 붙잡았다. 서로 부족한 재료들이 다른 역할을 맡자, 어느 재료 하나만으로는 만들 수 없던 도구가 생겼다.

며칠 뒤 돌끝의 한쪽이 크게 깨졌다. 그래도 우리는 긴 나무까지 버리지 않았다. 마른 힘줄을 잘라 내고 깨진 돌을 뺀 뒤, 밑부분이 비슷한 새 돌끝을 골라 같은 자리에 끼웠다. 새 힘줄을 적셔 감고 기다리자 창은 다시 쓸 수 있게 됐다.

여러 재료로 만든 도구는 망가져도 전부 버릴 필요가 없었다. 깨진 돌끝, 풀린 힘줄, 부러진 자루 가운데 문제가 생긴 부분만 고치거나 바꾸면 됐다. 재료를 연결하는 기술은 도구의 힘을 키웠을 뿐 아니라, 도구를 고치고 다시 쓰는 방법도 바꿨다.

그날 우리가 손에 넣은 것은 더 날카로운 돌이 아니었다.

혼자서는 부족한 것들을 함께 일하게 만드는 법이었다.

역사 메모

남아프리카공화국 카투 판 1의 약 50만 년 전 석제 뾰족개에서는 충격에 따른 파손, 밑부분의 가공, 실험 비교 등을 근거로 나무 자루에 결합한 창끝이었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다만 나무 자루와 묶음 자체는 남지 않아 어떤 결합 재료를 썼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접착제가 직접 남은 가장 오래된 사례는 현재 약 19만 년 전 이탈리아 캄피텔로의 자작나무 타르로 알려져 있으므로, 본문의 약 50만 년 전 장면에는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았다. 카투 판 연구·Science · 구석기 접착제 연구·Scientific Repo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