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 Mya석기 시대 도구연재 본문

회차 002

2화. 석기 시대 도구, 먹을 수 있는 것이 늘었다

약 260만 년 전 초기 인류가 올도완 석기를 만들고 동물과 식물성 먹이를 가공하는 모습

“그 돌을 잃어버렸으면 어떻게 했어요?”

아까 깨진 돌을 버리지 않았다는 말을 따라 했던 아이가 물었다.

“처음에는 큰일이었지.”

“다른 돌을 또 깨면 되잖아요.”

“그게 당연해지기까지 아주 오래 걸렸어.”

아이의 표정은 아직 이해하지 못한 얼굴이었다. 지금은 같은 물건을 다시 만드는 일이 너무 흔하다. 연필을 잃으면 새 연필을 구하고, 휴대전화를 망가뜨리면 같은 모양의 제품을 다시 산다. 하지만 그때의 날카로운 돌은 물건이라기보다 우연히 손에 들어온 행운에 가까웠다.

처음 날카로운 돌을 얻었을 때, 나는 그것을 오래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같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은 생각보다 빨리 쓸모를 잃었다. 살과 힘줄을 몇 번 긁으면 무뎌졌고, 잘못 밟으면 부러졌다. 이동하다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풀과 흙 사이에서 다시 찾기도 어려웠다.

“그럼 계속 새 돌을 찾았어요?”

“한동안은 잃어버린 조각을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어. 잘 맞는 조각은 귀했으니까.”

나는 바닥의 돌을 하나 집어 손안에서 돌렸다.

“진짜 변화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헤매지 않게 되면서 시작됐지.”

어느 건기, 우리는 죽은 지 얼마 안 된 짐승을 발견했다. 내가 가진 돌날은 이미 무뎌져 가죽에 희미한 자국만 남겼고, 냄새를 맡은 다른 짐승들은 멀찍이서 우리 주위를 맴돌았다. 오래 붙잡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무리에서 돌을 가장 잘 깨던 동료가 묵직한 돌덩이를 붙잡고 가장자리를 쳤다. 처음 떨어진 조각들은 너무 두껍거나 짧았다. 그런데 동료는 실패한 조각을 들여다보며 멈춰 있지 않았다. 돌을 조금 돌린 뒤 다른 곳을 다시 두드렸다. 그러자 손바닥만 한 조각이 떨어졌고, 한쪽에는 길고 날카로운 모서리가 생겨 있었다.

동료가 밀어 준 조각으로 가죽을 가르자 힘줄까지 빠르게 끊어졌다. 다른 이들이 주변을 살피는 동안 우리는 살을 떼었고, 둥근 돌로 뼈를 깨 안쪽의 골수까지 긁어 먹었다. 이와 손톱만으로 버티던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빨랐다.

먹고 난 뒤에는 나도 조각이 떨어져 나간 돌덩이를 붙잡았다. 동료가 했던 순서대로 쳐 보았지만 첫 번째 조각은 너무 두꺼워 쓸 수 없었고, 두 번째에는 돌 대신 손가락을 찧었다. 동료가 내 손의 위치를 옮겨 주자 나는 돌을 돌려 다시 쳤다. 세 번째에야 손에 쥘 만한 날이 떨어져 나왔다.

“세 번 만에 만들었으면 잘한 거 아니에요?”

막내가 물었다.

“그 장면만 놓고 보면 그렇지.”

“실제로는 더 걸렸어요?”

“훨씬. 오래된 기억은 수없이 실패한 날들을 한 장면처럼 접어 놓을 때가 있어. 어떤 날은 쓸 만한 돌을 찾지 못했고, 어떤 날은 힘을 잘못 주었고, 어떤 날은 끝까지 손가락만 아팠어.”

막내의 누나인 교복 입은 여학생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동료가 한 번 보여 줬다고 바로 기술이 전해진 건 아니네요?”

“몸은 눈보다 느리게 배우거든. 보고, 실패하고, 손의 위치를 고치고, 다시 해 보는 일이 여러 번 필요했어.”

그렇게 익힌 방법은 다른 계절에도 쓸모가 있었다. 질긴 뿌리는 날로 껍질을 긁어 냈고, 단단한 부분은 돌로 두드려 부쉈다. 전에는 먹지 못했거나, 먹는 데 너무 오래 걸려 포기하던 것까지 입으로 들어왔다.

“먹을 수 있는 것이 늘었다는 게 그 말이에요?”

“그래.”

도구가 먹이를 만들어 준 것은 아니다. 다만 먹이가 될 수 있는 것의 범위를 넓혀 주었다.

같은 짐승, 같은 뼈, 같은 뿌리도 도구가 없을 때와 있을 때 우리에게 다른 자원이 되었다. 세상이 갑자기 더 많은 먹이를 내놓은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전에는 포기하던 것에 손을 댈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돌이 언제나 원하는 대로 깨지지는 않았다. 그래도 실패는 더 이상 우연히 좋은 조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 아니었다. 아무 돌이나 다시 깨면서 여러번 시도할 수 있었다.

한번은 이동하다 날카로운 돌 조각을 물에 빠뜨린 적이 있었다. 반짝이는 조각은 물살 아래에서 몇 번 보이다가 진흙 사이로 사라졌다.

“안 찾았어요?”

“예전 같았으면 한참 동안 물속을 더듬었겠지.”

“그때는요?”

“잠시 보다가 돌아섰어. 대신 깰 만한 돌을 찾기 시작했지.”

“아깝지 않았어요?”

“아까웠어. 다시 만드는 데도 시간과 힘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돌 하나를 잃어도 같은 일을 할 도구를 다시 만들 수 있었어.”

이미 무리 안의 여러 손이 만드는 순서를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나보다 좋은 조각을 만들었고, 누군가는 여전히 자주 실패했다. 그래도 방법은 한 사람의 손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러면 중요한 건 돌이 아니라 만드는 법이네요?”

“둘 다 필요해. 단, 돌은 부러지고, 무뎌지고, 잃어버릴 수 있지만.”

나는 손에 든 돌을 내려놓았다.

“방법은 다른 손으로 옮겨 갈 수 있지.”

돌 하나는 잃어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만드는 법은 여러 손에 남았다. 그때부터 도구는 주운 행운이 아니라, 필요할 때 되풀이할 수 있는 생존 기술이 되었다.

역사 메모

에티오피아 고나의 약 260만~250만 년 전 유적에서는 한 코어에서 여러 박편을 순차적으로 떼어 낸 올도완 석기가 확인된다. 케냐 냐양가의 발견은 올도완의 시작이 약 300만~260만 년 전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보여 준다. 이 도구들은 동물 조직과 뼈, 식물성 식품을 가공하는 데 쓰였으며 제작 종은 확정되지 않았다.